곤충을 이용한 분자의학적용 연구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박승원

2006년 과학전문지 Nature에 기존의 유전학적인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과학자 Cuzin 박사 연구팀이 연구한 이 보고에 따르면 부모의 유전형질이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만이 아닌 RNA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부계에 해당하는 쥐 A (유전형질; 흰색 점)의 정자에서 DNA 아닌 RNA 만을 추출한 다음 쥐 B (유전형질; 흰색 점 없음)의 정자에 A 쥐의 RNA를 주입하였습니다. 이후 쥐 B와 동일한 형질을 가지는 모계의 쥐 C와 교미 (mating)하여 그 후손을 얻었습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그 후손은 반드시 부모의 형질 (흰색 점 없음)을 유전형질로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후손의 형질은 A와 동일한 흰색 점을 유전형질로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결론의 이유로 연구자들은 RNA가 염색체의 구조적 변화 즉 후성학 (Epigenetics)적인 조절기작의 하나로 이루어진 결과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생물학에서 RNA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중요한 현상입니다. 이전까지 우리의 이론은 RNA가 DNA에서 단백질이 되는 과정의 중간 산물로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기존 생각과 달리 RNA의 역학은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RNA 자체로 기존의 단백질이 하던 역할을 그대로 또는 공동작용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좋은 예가 요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microRNA입니다. 이러한 RNA를 단백질로 변환 (coding)하지 않는다 하여 ncRNA (non-codingRNA)라 부르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ncRNA들이 여러 단백질과 결합 또는 단독으로 작용하여 생물의 발생은 물론 분화, 진화, 발암 및 질병 유발, 그리고 항상성 유지 등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인간의 유전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진단 및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생명현상을 탐구하고 적용하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모델로서 곤충의 그 가치는 무한하다 할 수 있습니다.